#새움 출판사 #이정서 씨의 개츠비 마지막 장 번역을 분석했다.

오역이 너무 많아서 설명하기가 (나에게) 비교적 쉬운 일부만 뽑아보았다.

이 분석을 쓰는 과정에서 돈을 주고 이정서씨의 "번역" 개츠비를 사서 읽을 독자들을 생각해보았다. 그들은 그 "번역"을 읽고 무엇을 얻을 것인가? 공짜로 인터넷에서 읽는 건 그렇다치고 돈을 주고 샀을 때 책 값 + 읽는 시간 + 그 시간에 다른 걸 했으면 얻었을 것 에 대응하는 무언가를 받아야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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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One of the taxi drivers in the village never took a fare past the entrance gate without stopping for a minute and pointing inside
그 마을의 택시 기사 중 한 사람은 그 집 정문을 지날 때면 반드시 잠깐 동안 멈추거나 안을 가리키곤 했다. (이정서 역)

=> “never took a fare” 은 쏙 다 빼먹었다.


2. didn't know that the party was over.
그 파티가 끝났다는 것을 알지 못했던 (이정서 역)

=> “그 파티”는 어느 파티를 말하는가? 이제 파티는 끝났다 하는 것처럼 그냥 파티이다.


3. On the last night, with my trunk packed and my car sold to the grocer, 
 마지막 날 밤, 내 트렁크를 꾸리고 차를 식료품 잡화상에게 팔았고, (이정서 역)

=> 마치 마지막 날 밤에 트렁크를 꾸리고 차를 판 것 같은 번역을 했다. 마지막 날 이런 것들이 이미 다 된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4. I went over and looked at that huge incoherent failure of a house once more.
나는 건너가서 그 거대한 모순으로 실패한 것 같은 집을 한 번 더 바라보았다. (이정서 역)

=> “거대한 모순으로 실패한 것 같은 집”? 읽기만 해도 어지럽다. 이런 “번역"은 원서의 문장을 이해하지 못했기때문에 가능하다. “failure of a house” 즉 (집이란 점에서 볼 때 혹은 집으로서) 실패한 집이다. (실패한 집이라는 것은 그 집에서 일어난 모든 것이 실패했다는 것을 간단히 나타내는 표현이다.) “huge” “incoherent”는 그런 “failure of a house”를 형용하는 것이지 failure를 형용하는 것이 아니다. (#이정서 씨께 조언: 이런 건 사전 찾아서 하기 어려운 번역이니 우선 번역을 그만두고, 기존 번역가의 번역을 감히 논하는 주제넘는 짓은 특히 삼가하시길.)


5. I erased it, drawing my shoe raspingly along the stone.
그것을 지우느라, 그 돌을 따라 내 신발이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냈다. (이정서 역)

=> 지우느라 신발이 돌을 따라 소리를 낸 것이 아니라 신발을 끌어 소리를 내며 지웠다고 원서는 말하고 있다. 원서에 “돌을 따라” 라는 표현은 없다. 신발을 “draw along” 끄는 것이다. 끄니까 쓱쓱 하는 rasping 한 소리가 났고. raspingly 는 쓱쓱 하는 소리를 냈다는 것으로 “귀에 거슬리는” 것은 의역이다.


6. Then I wandered down to the beach and sprawled out on the sand.
그러고 나서 나는 해변으로 어슬렁거리며 내려가 그 모래 위에 팔다리를 아무렇게나 부린 채로 앉았다. (이정서 역)

=> wandered 를 “어슬렁거리며” 라고 번역하고 “sprawled out”을 “아무렇게나 부린 채”라고 한 것은 “번역가"의 분명한 의역이다. 이 단어들은 “어슬렁”이나 “아무렇게나” 라는 국어 단어들이 가진 도태적 의미를 원칙적으로 갖고 있지 않다. 다만 context 상에서 번역가가 그렇게 의역할 수 있으나 이정서씨는 다른 번역가들의 의역을 오역이라 주장했으므로 그 자신은 의역할 자격을 상실했다.


7. the inessential houses
긴요하지 않은 집들(이정서 역)

=> 긴요하지 않은 집이 무엇인지? 이 문장에서 inessential houses 란 무엇을 뜻하는가? #이정서 씨의 "번역"을 읽을 독자들에게 긴요하지 않은 집은 무엇을 뜻할까?


8. gradually I became aware of the old island here that flowered once for Dutch sailors' eyes
마침내 한때는 네덜란드 선원들의 눈에 꽃을 피웠던 여기 오래된 섬이 차츰 보이게 되었다. (이정서 역)

=> “flowered” 를 “꽃을 피웠던" 이라고 “직역"하므로써 독자의 눈에 펼쳐지는 상상에 찬물을 끼친다. 섬 대신 꽃이 보이기 때문이다. “열렸다" 라는지 “피었다" 하면 당연 꽃처럼 섬이 피어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는데 “꽃을” 피웠다고 해서 섬이 피어나는 것이 아니라 꽃을 피운 것으로 오역되었다.


9. Its vanished trees, the trees that had made way for Gatsby's house,
그것의 사라진 나무들, 개츠비의 집을 위해 길을 만들어 주었던 나무들 (이정서 역)

=> “made way for”는 ...을 위해 자리를 내주는 것을 말한다. “길을 만들어" 준 것이 아니다.


10. compelled into an aesthetic contemplation he neither understood nor desired, face to face for the last time in history with something commensurate to his capacity for wonder.
그가 이해하지도 못했고 원하지도 않았던, 심미적 관조에 강요받으면서 그의 숨을 잡았음이 틀림없다. 경탄할 만한 그의 능력에 비례한 어떤 것과 함께 역사상 마지막으로 직면하면서. (이정서 역)

=> 위의 이정서씨의 번역을 이해하시는 분은 알려주시기 바람.


11. He did not know that it was already behind him, 
그는 알지 못했다. 그것은 이미 그의 너머에, (이정서 역)

=> 사전에 너머는 “[명사] 높이나 경계로 가로막은 사물의 저쪽. 또는 그 공간” 이란 뜻으로 설명되어 있다. 그렇다면 (내 실력이 안되므로) 국어 문법은 차치하고 “behind”는 저쪽이나 “다른" 공간이 아니라 지나온 혹은 내가 가는 방향의 반대, 즉 뒤를 뜻하므로 “너머"가 아니다. 이정서씨의 “번역”을 읽으면 이 문장이 말하는 이 소설의 중요한 관점, 즉 개츠비의 꿈이 이미 과거에 있으므로 개츠비가 잡으려 발버둥쳤던 모든 것이 허사였다는 것을 개츠비가 몰랐다는 이 문장의 뜻을 전달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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