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엉터리 『읽다』 문학동네 개정판 (2018)

 

1.    "보르헤스가 굳이 고전이라는 말이 ‘함대’에서 유래했음을 이야기한 것도 바로 이 두 사실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일 것이다. 나 역시 그리스인들이 수천 척의 배로 이뤄진 함대를 이끌고 트로이 정복을 떠나는 장면부터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 “The Face That Launched A Thousand Ships” “천 척의 배를 출항시킨 얼굴” – 시인 크리스토퍼 말로 

여러 자료에 따라 배 숫자는 1186, 1184, 1189, 1127 등의 숫자가 떠돌으므로, “수천 척”은 과장이 너무 심한 듯. 

 

2.     "『오디세이아』는 아테나가 다른 신들에게, 포사이돈의 노여움을 사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우리의 영웅 오디세우스를 어떻게 하면 무사히 귀향시킬 수 있을까 논의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그 시점에 오디세우스는 이미 십 년을 바다에서 떠돌다가 칼립소의 포로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 십 년을 떠돌다가 칼립소의 포로가 되는 게 아니라, 총 10년 중에 칼립소 섬에서 7년을 갇혀 있었음.

 

3.     "지금으로부터 약 2800년 전에 살았던 호메로스는 왜 이렇게 복잡한 방식을 사용한 것일까? 그것은 이미 당대의 독자(청중)들이 오디세우스의 이야기를 굉장히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트로이의 목마를 구상한 오디세우스는 이미 수많은 이야기와 전설의 소재가 되었을 것이고, 호메로스가 이 장대한 서사시를 쓸 무렵에는 에게해 일대에 그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을 것이다. […] 호메로스는 여러 겹으로 텍스트를 감싸고, 이야기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인 오디세우스의 모험 부분을 ‘이야기 속의 이야기’로 만들었으며, ‘늙고 힘 빠진 영웅이 과연 구혼자로 둘러싸인 아내 페넬로페를 구해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은 이야기 마지막에 배치해 독자가 흥미를 잃지 않도록 배려했다. […] 이순신이라는 영웅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어떻게 잘 알고 있을까? 그를 소재로 한 수많은 서사물, 김훈의 『칼의 노래』라든가 영화 <명량>을 통해 아는 것이다." 

 

=> 마치 오디세우스가 이순신 장군처럼 실지 역사적 인물인 듯 착각하고, 트로이의 목마를 정말로 오디세우스가 “구상”해서 그것이 “이야기와 전설의 소재”가 된 양 착각. 

=> 호메로스라는 인물이 정말로 서사시 『오디세우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구성을 해서 한 곳에 써놓은 걸로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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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nglish Gentleman by Douglas Sutherland  (0) 2017.01.12

The knack gentlemen have of dressing badly and getting away with it is best illustrated by the story of the gentleman who was accosted by a friend walking along Piccadilly in clothes which were well below the best sartorial standards.

'It does not matter how I dress in London,' he  claimed. 'Nobody here knows me.'

Later the same friend visited him in the country where his clothes were no better.

'It does not matter how I dress here', he said, 'Everybody knows me.'


- on The Casual Look








2017년 들어 첫 번째로 읽은 책이다.  이 책은 영국 신사의 조건을 소개하는 책으로 1769년 The New Peerage를 출간한 Debrett's가 출판했다.  영국 소설을 읽다보면 곧 소개받을 사람이던지 방금 누군가 언급한 사람이 누군지 알아보려고 Debrett's Peerage and Baronetage를 찾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영국 신사라는 단어는 흔히 들을 수 있지만 실지로 영국 신사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은 상당히 복잡한 답을 요한다.  영국 소설에서 어떤 사람을 소개 받기 전에 그 사람이 신사인지 "Is he a gentleman?"이라고 질문하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제인 오스틴의 Pride and Prejudice에서 Lady Catherine이 Elizabeth를 찾아와 자기 조카 Darcy와의 결혼은 가당치도 않다는 것을 설교하자 Elizabeth는 자신이 신사의 딸이므로 신사인 Darcy와 동등한 입장이라고 말한다. "He is a gentleman; I am a gentleman's daughter; so far we are equal."  Charles Dickens의  《Great Expectations》에서도 역시 주인공 Pip이 아름다운 Estella때문에 신사가 되고 싶은 욕망이 생긴 것을 Biddy에게 고백하는 장면이 나온다. "The beautiful young lady at Miss Havisham’s, and she’s more beautiful than anybody ever was, and I admire her dreadfully, and I want to be a gentleman on her account."


위의 두 가지 예의 신사에는 차이가 있다.  Pip이 말하는 gentleman은 예절과 성품을 갖춤으로써 남들이 인정을 해주는 신분을 뜻하고, Mr. Bennet이 신사라는 것은 예의와 성품은 갖춤은 물론 귀족은 아니라도 직업을 필요로 하지 않는 중상층의 계급에 속한 것을 포함할 것이다. 그럼 이 책 제목의 신사란 무엇을 말하는가? 그 대답은 이 책을 다 읽으면 알 수 있고, 또, 이 책을 읽는 동안 계속 웃지 않는다면 당신은 유머가 전혀 없거나, 영어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신사이거나, 셋 중에 하나일 것이다.  


1장에서 13장까지 집에서, 학교, 클럽, 이성, 자동차, 놀이, 전쟁에서, 해외에서, 의상, 인간관계, 교회, 가정생활관, 돈  각 측면에서 영국 신사를 명료하게 설명하고 마지막 14장에서는 전반적인 신사 되기 라는 표제하에 총정리한다.


1장: 영국 신사는 도시로부터 멀리 떨어진 시골에서 산다.  도시와 가까운 외곽지에 사느니보다 차라리 죽음을 택한다.  (이 문장은 필자 첨부.) 가능한 모든 현대 시설을 배제하고 한 겨울에도 창문을 열어 놓아 맑은 바깥 공기가 자유로이 드나드는, 온방이 잘 되지 않은 추운 방에서 잔다.  (참고로 이 책이 출간된 1978년 이후 불행히도 전기, 냉방, 수도 시설 등이 신사의 저택에까지 침투한 듯하다.)


4장: 영국 신사의 부부 침대는 한, 두 마리의 개와 함께 공유한다.  


9장: 영국 신사는 소수 특정 양복점에서 맞춘 두 벌의 양복을 - "one for formal occasions like funerals and another for less formal occasions like going up to London" - 아주 헐어서 아내가 정원사에게 주던지 구호단체에 보내 버릴 때까지 입는다. 새로이 두 벌의 양복을 맞출 때쯤 지난번 양복값이 다 지불되었으면 다행이다.  구두는 늘 깨끗이 광이 난다.


11장: 영국신사는 매 주는 아니지만 정규적으로 교회에 출석한다.  찬송가를 부를 때는 찬송책을 보지 않아도 되는 것을 자랑스레 여기며, 가사가 틀려도 우렁차고 깊은 목소리로 부른다.  


14장: 영국 신사는 말을 해야만 할 경우 가장 직선적이고 짦게 말한다. 영국 신사는 가장 중요한 활동 중 하나인 사냥의 규범을 잘 안다.  예를 들어, 쏴도 괜찮은 것과 안되는 것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쏘아서는 안되는 것을 중요한 순서대로 나열하자면 자신을 초청한 주인, 주인의 사냥개, 역시 초대받은 동료 사냥꾼의 개, 동료 사냥꾼이다.  그 리스트의 한참 아래 관리인과 몰이꾼이 있다.  그렇다고 그들을 마구 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These, in order of importance, are one's host, one's host's dog, one's fellow guests' dogs, and one's fellow guests.  Keeper and beaters come further down the list but they are still not regarded as fair g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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