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 Fox>> by Helen Oyeyemi
<<미스터 폭스, 꼬리치고 도망친 남자>> 최세희 역 | 다산책방
영어 원서 문맥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살펴보자.
원문:
I'd have tidied up if I'd known she was coming. I'd have combed my hair. I'd have shaved. At least I was wearing a suit; I strive for a sense of professionalism. I was sitting in my study writing badly, just making words on the page, waiting for something good to come through, some sentence I could keep.
번역:
올 줄 알았다면 청소라도 했을 텐데. 머리를 빗고 면도도 했을 텐데. 그나마 수트는 입고 있었다. 내가 원래 프로페셔널리즘의 감각을 추구하는 사람이니 망정이지. 나는 서재에 앉아 단어로 페이지를 채우며 나쁜 글을 꾸역꾸역 쓰고 있었다. 언제고 좋은 글감을 나타나기를, 간직할 만한 문장이 떠오르길 기다리면서.
원문을 문장별로 나열해보면 문맥의 흐름을 좀 더 수월하게 볼 수 있다.
1. I'd have tidied up if I'd known she was coming.
2. I'd have combed my hair.
3. I'd have shaved.
4. At least I was wearing a suit; I strive for a sense of professionalism.
5. I was sitting in my study writing badly, just making words on the page, waiting for something good to come through, some sentence I could keep.
1, 2, 3번 문장들이 같은 구조로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I'd have… I'd have… I'd have. 이 세 문장이 서로 연결된 것이다.
즉, 1번 문장이 tidied up이라는 주제를 소개하고, 2, 3번 문장에서 세부 사항을 보여준다.
to tidy up은 주위를 깨끗이 하다는 뜻으로 많이 사용하나, 사람 용모를 깔끔히 하다는 뜻도 있고, 바로 이 문맥에서 그런 뜻으로 쓰였다.
4번 문장은 (A 독립 문구 + 세미콜론 + B 독립 문구) 형태로, A와 B가 상관된 내용임을 표시한다.
나는 다행히도 양복을 입고 있었다 + 나는 프로페셔널리즘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즉, 양복을 입고 있는 것과 프로페셔널리즘을 추구하려는 것이 서로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4번 문장에서 A 문구는 1~3 문장의 주제(모양새 꾸밈)를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B 문구는 “professionalism”이라는 단어를 통해서 5번 문장의 주제(글쓰기)를 소개하는 역할을 한다.
5번 문장에서 새로운 주제, 즉 서술자의 직업인 글쓰기가 소개된다.
sense는 문맥에 따라 조금씩 다른 우리말로 이해해야 한다.
예) You lack a sense of humor. 넌 유머 감각이 모자라. / 넌 유머가 없어.
예) I feel a sense of responsibility. 난 책임감을 느껴.
예) There is a sense of calm here. 이곳에는 평온함이 있다. / 이곳에는 평온한 기운이 깃들어있다.
예) It doesn’t make any sense. 그건 말이 안 돼.
문맥의 흐름을 정리해보자.
그녀가 올 줄 알았다면, 머리도 빗고 면도도 하고 용모에 신경을 썼을 텐데…
다행히도 양복은 입고 있었다. 프로페셔널리즘을 추구하기 때문에.
나는 서재에 앉아서 종이에 단어나 채우면서, 혹 쓸만한, 괜찮은 문장이 나오지 않을까 기다리며 써지지 않는 글을 꾸역꾸역 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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